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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10 이 남자 낯이 익은데? 다른 영화 속 그 남자의 과거
Movie2013. 5. 10. 15:24

영화를 보다보면 문득, '아! 이 사람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싶을 때가 있죠. 할리우드에서 날고 기는 요즘 대세들도 처음부터 대세였던 것은 아닐 겁니다. 이번 포스트는 그런 영화 속 배우들을 찾아봤습니다.



1. 제임스 맥어보이 in <나니아 연대기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아이언맨3>가 온 극장가를 초토화시키는 가운데, 케이블 채널에서도 수퍼 히어로 무비를 요즘따라 자주 보여줍니다. <아이언맨> 전 시리즈나 <엑스맨:퍼스트 클래스>를 자주 보게 되는데요, 엑스맨의 젊은 찰스 자비에 역을 연기한 제임스 맥어보이가 다시금 눈에 밟히더군요. 물론 그에게는 안젤리나 졸리와 함께한 <원티드>나, 얼마 전 선보인 <테이크다운> 등 주연작이 있지만, 다른 영화를 보다보니 나름대로 그에게 단역이나 조연 시절이 없었던 건 아니더군요.

나니아 연대기의 1편에서 사람들의 뇌리 속에 남아있는 건 사실 사자 아슬란과 얼음 마녀가 아닐까 싶습니다. 워낙 두 캐릭터의 포스가 막강한 영화다 보니 말이죠. 주인공은 페번시 남매지만,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 내내 나오는 이 두 캐릭터는 막강한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제임스 맥어보이는 어디에?


옷장 속 모피 코트들을 뚫고 도착한 나니아에서 루시가 처음 만난 반인반수, 툼누스 아저씨. 그가 바로 제임스 맥어보이입니다. 개인적으로 나니아 연대기의 팬인데, 특히 아슬란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1편을 가장 감명깊게 봤습니다. 그런데 미처 제임스 맥어보이는 알아보질 못했네요. 에드먼드 페번시와 함께 얼음 마녀에게 구속되었다가 결국 박제(?)당한 걸 보면서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2. 존 파브로 in <데어데블>

사실 여기서 다룰 다른 배우들과 비하면, 작품 속에서 비중이나 급이 다른 분이긴 하지만 요즘 아이언맨3가 대세다 보니 다뤄봤습니다. 아이언맨 1편과 2편의 감독으로 이미 알려진 존 파브로. 2편부터 자기가 직접 토니 스타크의 사설 경호원으로 출연하시더니, 3편에서는 비록 감독에서는 짤렸으나, 제작자로 돌아오면서 출연 분량은 확 늘어났습니다. 2편에서는 개그 캐릭터 정도로 나왔지만, 3편에선 폭발 테러의 단서를 제공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근데 이 분, 이런 조연급 단역으로 나오시는 게 이뿐만이 아니더군요?


마블코믹스 원작 중 최악의 영화로 많은 분들이 데어데블을 꼽으실 것 같습니다. 흥행이나 비평 모두 참패를 맛봤죠. 벤 에플렉 본인만 좋은 영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여기서 평생의 반려자가 된 제니퍼 가너와 비극적인 연인 연기를 펼쳤거든요. 어쨌든 낮에는 헬스 키친에서 변호사 일을 보는 데어데블, 맷 머독에게 깐족거리는 변호사 친구 역으로 열연하십니다. 근데 이 분에 대해 별 기억이 안 남는게, 영화가 워낙 산만하다보니 정말 기억에 남는 건 우스꽝스럽게 머리를 밀고 과녁을 그린 불스아이 역의 콜린 패럴뿐입니다. 콜린 패럴의 흑역사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요.


PS : 불스아이 캐스팅 당시 콜린 패럴의 섹스 테이프가 언론에 유출되면서 그의 우스꽝스러운 이미지는 더욱 각인되었습니다. 그래도 이후 작품이 좋았으니까요.



3. 피터 딘클리지 in <나니아 연대기 : 캐스피언 왕자>

요즘 미드의 대세라고 한다면 단연 <왕좌의 게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판타지의 탈을 쓴 권모술수의 정치 게임에서 '누구 하나 믿을 놈 없다'라는 이 드라마의 은근한 주제는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세 번째 시즌도 이제 중반을 거쳐가는데, 아마도 제일 인기있는 캐릭터 중 하나로 티리온 라니스터를 꼽고 싶습니다. 난쟁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명석한 두뇌회전으로 기지를 발휘하는 인물인데, 핸디캡있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저로서도 무척 매력있는 캐릭터입니다. 티리온 라니스터 역의 피터 딘클리지는 2012 골든글로브 TV부문 남우조연상까지 받았네요. 그런데 이 분도 왠지 낯이 익더라구요.


페번시 남매들과 함께 미라즈 영주에 맞서 싸우던 이 난쟁이, 트럼킨을 기억하시나요? 동료 난쟁이가 얼음 마녀를 소환하여 배신을 꾀하지만 이 난쟁이는 작품의 끝까지 페번시 남매와 캐스피언 옆에 남게 되지요. 전편에서도 그렇고 난쟁이들이 얼음 마녀 쪽을 가까이 하다보니, 작품 마지막에 아슬란을 보고 움찔하던 기억이 납니다.

필모그래피를 보니 많은 작품을 출연하셨는데, 아마 왕좌의 게임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보여주고 있구나 싶네요. 그의 멋진 연기를 주욱 보고 싶습니다. 부디 왕좌의 게임에서 오래 살아남으시길, 티리온 라니스터.



4. 잭 글리슨 in 배트맨 비긴즈

<왕좌의 게임>에서 람제이 볼튼이 나오기 전까지 최고의 엽기 캐릭터는 아마도 조프리 바라테온이겠죠. 이 친구가 다른 인물들, 특히 산사나 마저리 등과 함께 투 샷으로 잡히면 뭔가 쿵쾅쿵쾅 긴장감이 들 정도입니다. 출생부터가 금기인데, 시즌1에서 네드 스타크의 목을 덜컹 날려버리질 않나, 효수한 네드의 목을 딸인 산사에게 똑바로 쳐다보라 종용하질 않나 온갖 미움을 샀던 이 친구가 아주 잠깐이지만 배트맨 비긴즈에 나왔더군요.


케이티 홈즈 옆에서 이렇게 귀엽게 나오던 친구가 이제는 사람 죽이기를 밥먹는 것보다 쉽게 하는 악당으로 성장했네요. 현지에서는 이 작품을 계기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어쨌든 람제이 볼튼에게 이제 엽기왕 자리는 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지막까지 그 잔학함을 보일 것 같습니다. 이미 시즌3 6회 마지막에서 오랜만에 한번 또 엽기스러운 짓을 보여줬군요.


5. 레이 파크 in <스타워즈 에피소드1 : 보이지 않는 위협>

혹시 영화 <지아이조> 시리즈에서 복면을 쓰고 스네이크 아이즈 역할을 연기하는 배우가 누군지 아시나요? 말 한마디 안하고 영화 내내 가면을 쓰니 알아볼 수가 없겠습니다만, 레이 파크라는 유명한 액션 배우입니다. 이 분은 본인의 얼굴보다 연기가 더 기억에 남는 분이죠.


광선검 두 개를 붙여서 제다이(Jedi) 콰이곤과 오비완을 동시에 상대하던 시스(Sith), 다스 몰을 기억하시나요? 워낙 강렬한 액션을 선보이다가 오비완의 일격에 황망히(?) 돌아가신 것에, 팬들 사이에서도 안타까움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분이 우슈 유단자로 대회 수상 경험까지 있으시다고 하네요. 좀 유명한 다른 작품으로 <엑스맨>에서 긴 혓바닥으로 싸이클롭스의 안경을 벗겨내는 토드 역이 있겠습니다.


가끔 한 10년 가까이 지난 영화를 유심히 보다 보면, 요즘 할리우드 대세남녀들이 단역이나 조연으로 나오곤 합니다. 아무 일없이 무료한 낮에, 케이블에서 틀어주는 옛 영화에서 그들을 찾아내는 것도 유쾌하게 시간 때우는 한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Posted by 발군의실력